오늘은 혼자 자야한다. 지금 와이프와 아이들은 외갓집에 가 있다. 내일 온다. ^^
퇴근하며 현관문을 들어설때면 늘 웃는 얼굴을 빠꼼하며 맞아주던 둘째 녀석이 안보이니 좀 섭섭하기도 하고, 이 시간이면 동네가 떠들석하도록 온 방을 휘젓고 다니는 첫째 녀석 또한 없으니 집안엔 정적마저 흐르는 듯 하다. 들리는 소리라곤 지금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내 손놀림에 맞춰 또각또각하는 키보드 소리 뿐.
평소엔 내가 이 정도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노라면, 바스락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책상 모서리로 작은 손 두개가 나타난다. 거실에 있던 둘째 녀석이 어느새 내 의자 옆에서 책상을 잡고, 키발을 하고 서서는 자기 머리보다 높은 책상 너머로 모니터를 보기위해 바둥바둥할 것이다.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가리키며 '어~ 어~' 하는 모습이 선하다.
'올 것이 왔군' 하며 우측 아래를 내려다보면, 둘째놈도 시선을 마주하고 잠시 무표정한 모습으로 나를 올려본다. 그러다가 이내 씩~하고 한번 웃어준다. 다음엔 내 팔과 의자 팔걸이를 부여잡고 낑낑 거리며 올라오려고 하는데 이때, 나는 '에구 이녀석~~ 또 뭐가 그렇게 궁금해?'하며 안아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
집안에서 내가 책상에 앉을때면 매번 겪는 수순이다. 비슷하게, 엄마가 설겆이를 할 때도 둘째 놈은 소리소문 없이 발판을 들고와서는 올라서서 기웃기웃 하곤 한다. 싱크대 너머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나, 그리도 궁궁한갑다. ^^
아무튼!! 오늘 저녁은 그야말로 '나홀로 집에'이다. 간만에 느끼는 왠지모를 홀가분한 이 기분! 아이 둘 키우는 사람 아니면 모르리라. ㅋㅋ
이번주는 교육중이라 일찍 귀가했는데, 홍대 전철역을 나서면서 오늘 잠들 때까지 주어진 간만의 짧은 자유 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홍대입구에 롯데시네마가 들어선지도 한참되었는데 아직 한번을 못가봤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영화나 한편 때려볼까? 아니면 집에 들어가서 소파에서 바로 자세잡고는 졸려 죽을 때까지 텔레비전이나 볼까? 아니면 다 때려치고 밀린 잠이나 잘까? 고민고민... ㅋ
그러다 결국엔 컴퓨터 앞에 자세잡고 앉았다. 마우스 앞 책상 모서리에서 갑자기 올라오는 조그마한 손이 보이지않아 어딘가 허전하긴 하지만 애들 방해없이 '블로그에 포스트도 올리고 인터넷 서핑이라도 하기'란 주말에도 힘들다... ^^;
오늘 저녁으로는 '라뽁기 & 참치김밥'으로 때웠다.
차리고 치우는 것이 귀찮아서 뭘 시켜먹을까 하다가 근처에 있는 김밥천국이 생각났다. 강추위를 뚫고 종종 걸음으로 가서는 포장 주문해서 가져왔다. 생각보다 맛은 없었지만 그럭저럭 요기는 되었다. ^^
나홀로 집에... 하루는 왠지 아쉽다. 내일 와이프에게 전화해서 아예 한주 푹 쉬고 오라고 해볼까? ㅋㅋ
"찬우엄마~ 그동안 힘들었는데 친정 간 김에 팍팍 쉬다와! 내 걱정 말고! 모, 나 편하자고 하는 얘기 아닌 거 알지?!" ^^;;
Posted by Mr.朴


